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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증동

이 말은 알 속의 병아리가 껍질을 뚫고 세상밖으로 나올려고 힘쓸 때에 어미 닭이 입부리로 꼭 쪼이면 병아리가 알 밖의 세상으로 소리를 지르며 나온다는 말입니다. 알 속의 병아리 처럼 학생들도 어둠 속 세계에서 밝고 넓은 세계로 나올려고 노력할 때 시기 적절하게 문리를 터 주는 스승의 혜안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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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준호(2002-10-25 09:39:58, Hit : 1564, Vote : 187
 북관, 북신, 국수

백석의 시에는 백여 가지 음식물 이름이 등장하며 그는 특히 음식물이라는 소재에 집착을 보인 시인이라고 할 수 있다. 백석의 시에서 음식물은 단순히 허기를 때우는 기능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특수한 시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즉 그의 시에서 음식물은 민족과 민족성 그 자체를 의미한다. 백석이 전 국토를 유랑하면서 음식물에 그토록 집착한 이유는 바로 이런 데 있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겨울밤 쩡하니 닉은 동티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담배 내음새 탄수 내음새 도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삿방 쩔절 끓는 아르굳을 좋아하는 이것은 무엇인가
이 조용한 마을과 이 마을의 으젓한 사람들과 살틀하니 친한 것은 무엇인가
이 그지없이 고담하고 소박한 것은 무엇인가<국수 일부>


국수를 먹으면서 어린 시절 국수와 얽힌 추억들을 통해 우리의 본래적인 삶을 상기하고 그것을 좋아하는 습성이 바로 우리의 민족성이라는 것을 발견하는 시이다. 음식이란 단순히 식욕을 채우는 기능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민족마다 문화의 독특한 영역을 차지하면서 그 음식물을 먹는 사람들의 체질이나 성격을 결정짓기도 한다.
이 시에서 화자가 국수를 통해 어릴 적 토끼 사냥, 꿩 사냥하던 추억, 겨울밤 쩡쩡 얼은 동치미 국물 마시던 추억을 되살려낼 수 있는 것은 음식물이 한 개인 내지 집안, 나아가서는 민족의 동질성을 결정짓기도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런 점에서 음식물은 경우에 따라 성스러운 것이 될 수도 있다. 이 시에서 화자가 국수를 먹으면서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반복하고 정의를 부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화자는 이 시에서 객지를 유랑하다가 국수를 통해 자기 몸 속에 흐르는 핏줄을 확인하고 현재의 삶과 상실된 과거의 민족적 삶을 대비시켜 역설적으로 식민지 삶을 환기시키고 있다.


명태 창란젓에 고추무거리에 막칼질한 무이를 뷔벼 익힌 것을
이 투박한 북관을 한없이 끼밀고 있노라면
쓸쓸하니 무릎은 꿇어진다
시큼한 배척한 퀴퀴한 이 내음새 속에
나는 그느슥히 여진의 살내음새를 맡는다
얼근한 비릿한 구릿한 이 맛 속에선
까마득히 신라백성의 향수도 맛본다<북관>


북관지방을 떠돌며 명태 창란젓을 먹으면서 음식 속에서 조상을 느끼고 상실된 조국을 생각하는 시이다. 여기서 음식물은 단순히 허기를 때우는 기능을 넘어 상실된 조국을 상징하는 성스러움을 지니게 된다. 따라서 화자는 창란젓을 입에 넣고 오래 오래 끼밀면서 그 맛을 음미하고 저절로 무릎을 꿇지 않을 수 없다. 음식이란 어머니가 우리에게 물려준 조상의 맛이고 문화이다. 그 속에는 대대로 물려오는 조상의 피가 섞여 있는 것이다. 조국을 상실하고 나라없는 백성으로 떠도는 사람들에게 맛은 바로 조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그는 음식 앞에 저절로 무릎을 꿇고 눈물로 그것을 음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거리에는 모밀내가 났다
부처를위한다는 정갈한 노친네의 내음새 같은 모밀내가 났다
어쩐지 향산 부처님이 가까웁다는 거린데
국수집에는 농짝같은 도야지를 잡어 걸고 국수를 치는 도야지 고기는 돗바늘 같은 털이 드믄드믄 백였다
나는 이 털도 안 뽑은 도야지 고기를 물구러미 바라보며
또 털도 안 뽑은 고기를 시꺼먼 맨모밀국수에 얹어서 한입에 꿀꺽 삼키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나는 문득 가슴에 뜨끈한 것을 느끼며
소수림왕을 생각한다 광개토대왕을 생각한다<북신>


메밀내, 부처를 위하는 노친네의 내음새는 정갈한 성품을 의미하며 털도 안 뽑은 도야지 고기를 꿀꺽 삼키는 모습은 순박하고 야성적인 것을 말한다. 이러한 모습이 바로 우리 민중의 모습이며 <목구>의 호랑이, 곰, 소처럼 꿋꿋하지만 어질고 정 많은 우리 민족의 성품이다. 화자가 돼지 고기 먹는 것을 보고 뜨끈한 것을 느끼는 이유는 겉으로 보기에 착하고 어질기만 할 것 같은 사람들의 피 속에 꿋꿋한 기질이 숨쉬고 있음을 발견하고 그것이 바로 광개토대왕이나 소수림왕 같은 지도자를 만났을 때 역경과 시련을 극복하고 외세의 침입으로부터 나라를 지켜내고 경계를 확장할 수 있었던 힘이 아닌가 생각하기 때문이다.
백석이 시를 쓰던 시기는 일제 말기였다. 이 시기는 일제의 가혹한 수탈과 황국신민화정책이 전개되던 시기로 민족성 위기의 시대, 유랑의 시대였다고 할 수 있다. 백석이 음식물을 소재로 많은 시를 썼던 이유는 유랑의 시대에 음식물을 매개로 민족의 핏줄을 일깨우고 그것을 통해 민족말살정책과 시적으로 대결해 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유재천, 백석 시 연구, 1930년대 민족문학의 인식, 한길사를 참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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