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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증동

이 말은 알 속의 병아리가 껍질을 뚫고 세상밖으로 나올려고 힘쓸 때에 어미 닭이 입부리로 꼭 쪼이면 병아리가 알 밖의 세상으로 소리를 지르며 나온다는 말입니다. 알 속의 병아리 처럼 학생들도 어둠 속 세계에서 밝고 넓은 세계로 나올려고 노력할 때 시기 적절하게 문리를 터 주는 스승의 혜안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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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준호(2018-01-25 10:38:20, Hit : 150, Vote : 35
 http://cafe.daum.net/jinjujunho
 김지석의 화들짝 시대는 어떻게 바뀌는가(중), 지금

냉전 종식 이후 30년 가까이 지났다. 분명 이전과는 크게 다른 시대인데, 어떤 이름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합의된 게 없다. 편의적으로 통용되는 용어만 있을 뿐이다.
가장 흔한 것은 ‘탈냉전 시대’다. 새 시대의 내용이 분명하지 않았던 초기라면 몰라도 전 기간을 통칭하기에는 미흡한 표현이다. 냉전 종식 직후 세계화 바람이 크게 분 것에 주목한 ‘탈냉전 세계화 시대’도 마찬가지 한계를 갖는다. 21세기에 들어서는 ‘다극화 시대’ 또는 ‘탈냉전 다극화 시대’라는 말도 자주 등장한다. 세계 경제위기(2008년) 이후엔 더 그렇다. 이 표현 또한 미국의 이라크 침공(2003년) 이전에는 ‘미국 1극 패권’이 뚜렷했다는 점에서 전체를 포괄하지 못한다.
그래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냉전 종식 이후 지구촌 전역을 휩쓴 것은 신자유주의다. 세계 경제위기로 제동이 걸렸지만 신자유주의의 기본 구조는 여전히 관철된다. 곧 신자유주의를 빼고는 지금 시대를 얘기할 수 없다. 또한 비서구 지역의 발전이 뚜렷해지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나라들과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이를 문명 충돌이라고 하지만, 근대화에서 앞섰으나 과거보다는 지배력이 줄어든 ‘북’과 새롭게 떠오르는 ‘남’의 갈등이라는 성격이 짙다. 이 두 측면을 합치면 ‘신자유주의-남북(갈등) 시대’라는 규정이 가능하다. 실제 진행된 양상도 이에 잘 들어맞는다.
냉전 시대와 마찬가지로, 신자유주의-남북 시대도 정착기·발전기·재편기·해체기라는 기승전결 구조를 갖는다.
정착기는 1995년까지의 5년이다. 이 시기는 걸프전(1991년)과 세계무역기구 출범(1995년)으로 상징된다. 1991년 초 40일 남짓 이어진 걸프전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응징하기 위한 것이다. 국제사회의 반대가 거의 없는 가운데 미국이 앞장서고 30여개 나라가 다국적군을 결성했다. 미국은 이 전쟁을 통해 새 질서를 주도하는 유일 패권국임을 과시했다.
미국은 냉전 시대 국제 무역질서인 가트(관세무역일반협정) 체제를 세계무역기구 체제로 빠르게 대체했다. 신자유주의 확산을 위한 토대의 완성이다. 신자유주의는 금융자본과 다국적 기업이 주도하는 세계화와 시장근본주의를 핵심 내용으로 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의 지구촌 지배를 굳히려는 정치 이념이기도 해, 이미 그 속에 남북 갈등을 예비한다.
발전기는 2008년까지 이어진다. 이 시기에 신자유주의가 절정에 이른다. 이른바 ‘신경제’ 호황기이기도 하다. 서구와는 다른 발전 경로를 밟아온 동아시아 나라들도 1997~9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신자유주의 체제에 편입된다. 옛소련과 동유럽 나라들 역시 ‘시장경제’라는 이름으로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인다. 지구촌 대부분이 단일한 경제 체제에 들어간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이 시기의 또 다른 상징은 미국이 유엔 결의 없이 감행한 이라크 침공이다. 미국 유일 패권의 절정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남북 갈등의 한 전형을 이룬다. 남북 갈등에서 북은 서구이고, 남은 이슬람권·동아시아·남아시아·중남미·아프리카 지역을 아우른다. 냉전 시절 동서대립에서 동을 대표했던 소련·동유럽 지역도 남에 포함하는 것이 타당하다. 남북 갈등의 최전선은 ‘서구 대 이슬람권’과 ‘미국 대 중국’이다.
발전기는 미국발 세계 경제 위기와 함께 막을 내린다. 이후 유럽 지역이 미국보다 더 큰 고통을 받은 것은 서구 나라들이 얼마나 단단하게 신자유주의로 결합해 있었는지를 여실히 드러낸다. 미국은 이라크 침공에서도 성공하지 못했다. 우선 이슬람권의 저항이 심해져 베트남전을 연상시키는 장기전 양상이 나타났다. 게다가 서구는 분열하고 중국·러시아의 발언권이 커지면서 미국 유일 패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신자유주의-남북 시대는 2009년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 출범과 더불어 재편기에 들어간다. 재편의 핵심은 신자유주의의 조정과 남북 갈등의 봉합이다. 시장근본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 속에서 국가의 개입이 강화된다. 하지만 각국 정부는 금융자본과 다국적 기업의 기본 구조와 작동 방식은 바꾸지 못한 채 신자유주의와 타협한다. 돈 풀기가 위기 극복의 주된 수단이 돼 금융자본이 오히려 더 강화되는 현상마저 나타난다.
미국이 추구한 남북 갈등 봉합의 구체적 내용은 이란과의 핵 협상과 중국을 겨냥한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으로 대표된다. 둘 다 냉전 시대의 데탕트처럼 현실 인정을 전제로 평화를 유지하며 사태를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지향한다. 이슬람국가(IS)라는 새로운 극단세력과 장기화하는 시리아 내전에 대해서도 이 원칙이 적용된다. 강한 무력 개입이 아니라 인내심 있게 국제협력을 추구하고 현지 역량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힌다.
과거 데탕트가 그랬던 것처럼 이 재편 역시 충분한 성과를 내기 전에 거센 도전을 받는다.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정권의 출범과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가 그 표현이다. 지금 세계는 이 파장 속에 있다.
냉전 종식에 크게 기여했던 민중의 힘은 신자유주의-남북 시대의 정착기에 빠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뒷전에 처진 감이 있다. 발전기에는 거친 신자유주의에 대한 저항과 이라크 침공 반대 등을 통해 모순 해결을 지향하는 동력을 만들어낸다. 이어 경제위기가 닥치자 고통 속에서 새 길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분출한다. 서구의 각종 ‘점거하라’ 운동, 중동 지역을 휩쓴 ‘아랍의 봄’,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한 새 경제 체제 모색 등이 그것이다. 서구보다 남쪽 나라들의 생산력이 빠르게 향상되는 점도 시대 전체를 관통하는 특징이다.
우리나라는 냉전을 끝내지 못한 채 새 시대를 맞았다. 그 결과 두 가지 큰 파고가 우리에게 닥쳤다. 북한 핵 문제와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그것이다. 정착기의 틀이 짜이는 과정에서 우리 발언권은 거의 없었다. 신자유주의는 아이엠에프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새 규범으로 자리 잡은 뒤, 세계적인 재편기에 해당하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기간에도 거의 흔들리지 않았다. 새 계기를 만든 것은 박근혜 대통령을 퇴진시킨 촛불혁명이다. 신자유주의에 관한 한 우리는 이제야 재편기를 맞고 있다.
북한 핵 문제로 대표되는 한반도 관련 사안은 사정이 더 복잡하다. 냉전 시절 한반도 분단체제에는 세 가지 모순이 중첩돼 있었다. 진영 대결, 남북한 대결, 동아시아 패권 갈등이 그것이다. 냉전 종식은 세 모순 가운데 어느 것도 확실하게 해소하지 못했다. 그럼으로써 새로운 분단체제가 지금도 이어진다.
냉전의 주 전선이었던 유럽에서는 냉전 종식과 함께 진영 대결이 소멸했으나 동북아의 사정은 다르다. 중국은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이름으로 구체제와의 연속성을 주장한다. 북한은 더 완고하게 개혁·개방을 거부해, 과거의 진영 대결과는 다르지만 남북 체제의 이질성이 유지되고 있다. 남북한 대결 또한 그 바탕에 깔린 적대감과 불안 심리가 온존돼 모순 해결의 결정적 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체제 대결은 했으나 서로 전쟁은 하지 않았던 동·서독이 대결 상태를 비교적 쉽게 청산한 것과 대비된다. 냉전 종식 이후 유럽에서는 패권 갈등 또한 심각하지 않다. 반면 갈수록 심해지는 미-중 갈등은 한반도 분단체제의 극복을 막는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미국이 유일 패권을 확립한 정착기는 동북아 대결 구조를 해소할 가장 좋은 시기였다. 당시 북한의 체제 불안을 제거하고 한-러, 한-중 수교에 상응하는 북-미, 북-일 수교까지 갔다면 핵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 기회를 흘려보낸 뒤 발전기가 되자 미국의 중국 견제 심리가 커지기 시작했고, 이는 핵 문제를 악화시키는 한 배경이 된다. 재편기인 오바마 정권 시기도 핵 문제에서 새로운 접근을 할 좋은 기회였다. 우리 정부와 미국이 사실상 방관 전략으로 이 기회를 방치한 것은 어떻게 봐도 잘못이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829065.html#csidx7e7ee6a0aa6b508844adfb1bcdb3a5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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